|
작성일 : 25-06-16 02:10
|
글쓴이 :
 조회 : 80
|
 http://43.reg198.top [0] | | http://20.rqc912.top [0] |
야마토사이트 ? 신천지 무료게임 ?┨ 24.rsg511.top ㎑모래군의 열두 달 l 알도 레오폴드 지음, 송명규 옮김, 정한책방(2024)
정혜윤의 새벽세시 책읽기
5월 말 제주에 새를 보러 갔다. 정확히 말하면 새소리를 들으러 갔다. 소리로 풍경을 듣는, 사운드 스케이프 여행이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사람은 전국으로 ‘소리 여행’을 다니는 에코샵 홀씨의 양경모 대표였다. 양 대표는 새소리를 듣기 전에 몇권의 책 이야기를 해줬다.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거기에 어떤 이야기가 나오냐면.…” 우리는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우리(레오폴드 일행)는 어떤 높은 바위 벼랑 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거센 행원 직무 강물이 굽이쳤다. 우리는 암사슴으로 보이는 짐승이 가슴까지 차는 하얀 급류를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놈이 우리 쪽 강둑으로 기어 올라와 꼬리를 털 때, 우리가 잘못 보았음을 알았다. 늑대였다. 여섯 마리의 다른 늑대들이, 분명 다 자란 새끼들이었는데, 버드나무 숲에서 모두 뛰어나와 꼬리를 흔들고 뒤엉켜 장난질 치며 어미를 맞이했다. 말 그대로 늑대 떼거리가 세계 자동차 순위 우리가 있던 벼랑 아래 평탄한 개활지 가운데서 몸을 뒤틀고 뒹굴고 노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늑대를 사살할 기회를 그냥 지나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즉각 무리에게 총알을 퍼부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한 나머지 사격은 정확하지 못했다. 총이 비었을 때 늙은 늑대는 쓰러졌고, 새끼 한 마리는 빠져나갈 수 없는 돌무더기를 향해 필사적으로 다 대출이자계산법 리를 끌고 있었다. 늙은 늑대에게 다가간 우리는 때마침 그의 눈에서 꺼져가는 맹렬한 초록빛 불빛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때 그의 눈 속에서, 아직까지 내가 모르는 오직 늑대와 산만이 알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들은 날은 19살 하청노동자였던 구의역 김군이 사망한 9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달돈 마음이 무거워져서 한밤에 산책을 했다. 바람 소리, 개구리 소리가 잘 들렸다. 그가 굳이 그날 이 책을 언급한 것은 책에 ‘소리’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와 같이 새소리를 들은 분들은 새소리를 잘 알고 있었고 어떤 분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앞만 보고 걸으면서 “지금 두견새가 날아가네요!”라고 말했다. 뒤통수 쪽에는 ‘동박새!’ 내 눈에는 ‘세 드림큐 1등 추천인 진실맘 상에 이런 일이!’의 경지였다.
그동안 숱하게 제주에 갔지만 두견새와 뻐꾸기, 동박새 소리로 풍경을 인식한 것은 처음이었다.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오름도 일몰을 놓칠세라 급히 오르던 오름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시간의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면서 살고 싶다. ‘두견새가 아주 먼 곳에서 온 여행자인 거 알아? 지금쯤 짝을 찾았을까?’
나는 서울에 오자마자 ‘모래군의 열두 달’을 읽기 시작했다. 소리를 잘 알아듣는 사람이 ‘되어가기’ 위해서였다. “삼월이면 강에게 툰드라의 더 맑고 차고 더 쓸쓸한 물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지나가는 기러기를 볼 것이다.” 강은 ‘소식 고마워!’ 출렁거렸을까?
1949년에 출간된 ‘모래군의 열두 달’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질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공존, 공생이다. “늑대와 산만이 알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여행기처럼 읽을 수도 있는 이 책은 삶의 질을 높이고, 세계와 우리의 관계를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와 모색이 가득한, 지금 꼭 필요한 책이다.
정혜윤 시비에스(CBS) 피디
정혜윤 CBS 피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