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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9-0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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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공장중개
◆ 홍종호>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던 체코 원전 사업이 이번엔 웨스팅하우스와의 굴욕 계약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오늘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과 함께 이 내용 자세히 알아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이란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석광훈> 예 안녕하세요.
◆ 홍종호> 작년 10월에 체코 원전 사업에서 우리나라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됐을 때 박사님이 나오셔서 계약의 문제점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 해주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올해 우여곡절 끝에 계약이 성사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복병이 하나 있어요. 미국 중고차쇼핑몰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건입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노예 계약이고 결국 다 떼어가게 생겼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하고 계십니까?
◇ 석광훈> 그렇죠. 지금 이미 알려진 것만 해도 로열티, 기술 사용료, 핵심 기자재 보장인데요. 이것만 해도 2기 건설에 16억 5천만 달러이고요. 여기에다가 핵연료 공급까 통신연체카드발급 지 100% 웨스팅하우스 것을 사야 됩니다. 국내에서는 24조 원 또는 26조 원이라고 하는데 외신에 알려진 거로는 단순 공사비 기준으로 전체 건설비가 186억 달러거든요. 그럼 186억 달러에다가 최소 16억 5천만 달러와 핵연료 공급까지 합치면 최소 10% 이상을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줘야 하는 겁니다. 나머지가 어떻게 되든 간에 10%에 해당하는 금 ibk기업은행 체크카드 액을 우선 주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양인 겁니다. 수요는 적은데 공급자가 넘치는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요. 한수원과 국내 참여 건설기업들이 그만큼 더 많은 출혈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홍종호> 말씀하신 10%는 박사님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떼주는 계약인 것으로 보시는 건가요?
◇ 석광훈> 그렇죠.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때 핵연료는 한전의 자회사인 핵연료 주식회사에서 공급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웨스팅하우스에 주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더 불리한 여건이죠.
◆ 홍종호> 그런데 UAE도 적자로 돌아선 거 아니에요?
◇ 석광훈> 그렇죠. UAE도 최근에서야 적자라고 나오는데요. 사실 그동안 한수원이 각 호기마다 다른데 공사를 3년에서 4년 정도 지체했어요. 지체상금이라고 부르는데 그걸 얼마나 냈는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거든요. 거기에다 전쟁이 날지도 모르는 지역에 군대까지 파병해서 어마어마한 실적이라고 자랑하는데요. 결과적으로 20년 넘게 지난 지금 와서 적자라고 하니까 참 어이가 없어요.
◆ 홍종호> 명시적으로 더 불리한 계약을 맺은 상황이네요.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체코 내 기업을 반드시 공사 과정에 써야 된다는 것도 있지 않아요?
◇ 석광훈> 맞습니다.
◆ 홍종호> 그것도 계약에 명시돼 있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석광훈> 그렇죠. 지금 외부에서는 명시돼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예를 들면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기술 이전이라든가 현지 기업의 참여 같은 게 전혀 요구가 안 됐어요. 그런데 이번에 체코 현지 기업들이 건설비 기준으로 60%를 참여해야한다고 요구했어요. 계약에서 초기에는 20%로 하고 최종적으로 60%로 늘리겠다고 해요. 이런 구두상의 동의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체코 현지 기업의 참여에 대해서 아랍에미리트 때는 전혀 생각을 안 했던 것이기 때문에 한수원 또는 여기에 참여하는 여러 국내 하청 기업들의 지분이 그만큼 추가로 줄어든다는 걸 의미하죠.
◆ 홍종호> 아랍에미리트 때의 계약 조건과 비교해 볼 때 체코는 계약 조건 자체가 굉장히 불리하게 시작됐어요. 이번에 밝혀진 것으로는 웨스팅하우스에도 전체 사업비의 10% 정도를 로열티로 떼어주는 불리한 계약을 맺게 되는 상황인 거죠. 계약 조건만 보더라도 적자가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차 떼주고 포 떼주는 거죠.
◇ 석광훈> 그렇습니다. 그게 없을 때도 적자가 난 건데 지금 두 가지를 더 얹혀야 되기 때문에 적자는 너무 당연하게 나지 않겠나 싶습니다.
◆ 홍종호> 석 박사님이 이런 쪽으로 오랫동안 추적을 하셨는데요. 우리나라 한수원에 머리 나쁜 사람들만 있지는 않을 텐데요. 도대체 이렇게 불리한 조건 하에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어떤 배경에서 한 겁니까? 이미 UAE의 경험이 있는데도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추정하세요?
◇ 석광훈> 일단은 이게 두 가지지 않습니까? 하나는 체코 원전 수출 계약이 있고 또 하나는 웨스팅하우스와 기술을 이용하겠다는 기술 면허 협약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부가적인 조건들이 더 달리는데요. 이 두 가지가 같이 진행돼서 청취자들에게는 약간 헷갈릴 수 있는데요. 체코부터 이야기하자면 윤석열 정부에서는 체코의 수주를 아주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중요한 치적으로 봤고 어떻게 해서든 체결하려 했던 것 같아요.
◆ 홍종호> 정치적인 돌파구로 봤다는 거죠.
◇ 석광훈> 그게 제일 컸고 거기서 제일 큰 걸림돌이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 소송인데요. 체코 정부에서도 이미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체코의 원전에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먼저 해결하면 체결해 주겠다는 요구도 있긴 했었습니다. 사실 한수원으로서는 아무리 지적재산권이 웨스팅하우스에 있더라도 이런 굴욕적인 계약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손실도 보고 50년 동안 지켜야 되기 때문에 이런 협약은 맺지 말았어야 됩니다. 그런데 정치적인 이유 같은 것들이 상당 부분 작용하면서 어떻게든 체코 수출 계약을 맺기 위해서 무리하게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협약을 맺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지난주에 뉴스가 나온 뒤에 모든 언론의 큰 관심 대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수원 사장의 반응이나 현 산자부 장관의 반응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계약이고 불리한 계약이 아니라고 해요. 여전히 우리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식의 답변들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석광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요리조리 면피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결과적으로는 전체 비용을 우리 기업과 여기에 대출을 해줄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낼 텐데요. 실제로 우리에게 모든 비용이 청구되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15년이나 20년 후일 겁니다. 그때까지는 실제 비용을 국민이 알 길이 없으니까 뻔뻔하게 상황을 피해 가려는 변명으로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홍종호> 정치인들이 아닌데 정치인처럼 말하고 있는 거군요.
◇ 석광훈> 그렇죠. 한수원 사장도 임기가 3년이고 정치인들도 산자부 장관이 임기가 3년 이상이 넘지 않기에 그때만 넘기면 된다는 거죠.
◆ 홍종호> 그래요. 특히 우리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에 맺어진 협약에 대해서 외견상으로는 기업 간의 거래로 보이지만 몸통은 워싱턴에 있고 사실상 외교전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석광훈> 원자력계 일부에서는 계속 그렇게 주장을 하는데요. 일단 이번에 확실하게 밝혀진 거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 문제입니다. 한수원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100% 국산 기술, 99% 국산 기술, 독자적인 기술 같은 것들이 다 거짓말이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그걸 모면하기 위한 새로운 논리로 기업 대 기업의 대결이 아니라 사실은 국가 대 국가의 대결이라고 하며 애국주의 마케팅을 하는 것이죠.
◆ 홍종호> 어쩔 수 없었다는 거네요.
◇ 석광훈> 미국 정부의 뜻이기 때문에 국가 대 국가의 이해관계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었고 우리를 봐달라는 식의 변명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그래요. 지난주 금요일에 경제학회가 개최돼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가 와서 주제 발표를 했는데요. 그때 주로 일본의 전력 수급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얘기했습니다. 지금처럼 가는 경우, 지금보다 원전을 대폭 축소하는 경우, 더 늘리는 경우, 아예 없애는 경우 이런 식으로 해서 GDP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 했어요.
그래서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이분은 원전이 비싼 발전원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원전이 비싼 발전원이라는 것에 대해서 일본의 주류 사회는 받아들이냐고 물었습니다. 원전이 비싸다는 것에 대해서 일본 사회에서는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고 다 받아들이는 거라고 하였습니다. 최근에 일본 정부가 원전 더 건설하겠다는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서 그분은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다분히 군사 안보적인 이유가 숨어 있는 걸로 판단한다고 답변을 했거든요.
이번에 체코 원전과의 계약도 너무 불리하고 웨스팅하우스와는 노예 계약이라는 말도 나오는 와중인데요. 이번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이드로 원전이 아주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고요. 심지어 합작회사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고 원전 업계의 이런 노력이 처절하게 보일 지경인데요. 일본의 군사 안보적인 이유도 있기에 비싸지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박사님은 이렇게 하는 근저에 어떤 논리가 있다고 보십니까?
◇ 석광훈> 네.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이미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원전마다 안전 보강 비용으로 원전 1기당 재가동을 위해서 수조 원씩 투자를 했고요.
◆ 홍종호> 비싸다는 걸 인정하고 이미 하고 있죠.
◇ 석광훈> 예 안전 보강을 위해서 그렇게 많이 투자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경제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도 원전을 계속한다는 거는 말씀하신 것처럼 재처리를 통해서 플루토늄 또는 우라늄 농축을 통해서 고농축 우라늄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있는 건데요. 이런 의지가 일본의 극우 세력이라든가 정치 세력에 의해서 분명히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주도적인 건지 아니면 다른 게 있는 건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 홍종호> 한국은요?
◇ 석광훈> 우리 같은 경우는 재처리와 사실은 앞 단계인 원전과는 조금 거리가 아직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재처리를 2차 대전 끝나고 직후부터 추진해 왔기 때문에 오랜 역사가 있어서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게 있고요. 그런데 그에 비해서 우리는 재처리라든가 우라늄 농축이라든가 이런 거를 실제로 해보지 않았죠
그리고 거기에 한 번 발을 담그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을 빼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재처리를 한번 시작하면 설비가 오염되고 설비가 한 번 오염이 되면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걸 계속해야 됩니다. 굉장히 역설적인 건데요. 그래서 여기는 한번 발을 들이면 다시 빼기가 어려운 늪 같은 그런 부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데요. 우리가 갖고 있는 특징은 한수원을 포함해서 세계적으로 무너져가는 원전 시장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정부의 지원이나 이런 것들을 계속 끌어내려는 노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한국에서 중요한 하나의 발전원으로 끝까지 남고 싶다는 것에 대한 집요한 노력이 있다는 얘기네요.
◇ 석광훈> 그렇죠. 사실 1970년대 말, 80년대 초반에 일본의 주요 제조업들인 조선업이나 철강 산업이 오일 쇼크가 지난 이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구조조정을 당할 위기에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 일본의 미티, 지금의 경제산업성을 선택한 것도 새로 성장하는 산업을 지원하기보다는 무너져가는 산업들에 대한 지원에 더 많이 심혈을 기울였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것과 마찬가지의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그 끝은 어떨 거라고 보십니까? 오늘 나오신 김에 제가 더 직설적인 질문을 드릴게요.
◇ 석광훈> 이건 어디까지나 국내용이고 웨스팅하우스가 기술을 이전해 준 것은 국내에서 건설하라는 것이었어요. 이걸 해외 시장까지 나가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경계선을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왔는데요. 한수원과 원자력계가 지난 20~30년 동안 마치 아닌 것처럼 거짓말을 하다가 이번엔 확실하게 다시는 빠져나갈 수 없게 못을 박은 거죠.
◆ 홍종호>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 와중에 웨스팅하우스와 우리 한수원 간에 합작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조선처럼 제2의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말도 안 되는 겁니까?
◇ 석광훈> 일단 말도 안 되는 게 한수원 사장이 면담을 요청했는데 웨스팅하우스에서 안 해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 홍종호> 아 그래요?
◇ 석광훈> 네 못 만났어요. 마치 모든 게 다 준비되고 있고 뭔가 있는 것처럼 합작회사론을 흘리고 있어요. 지난주만 해도 수십 개의 언론사, 특히 보수 매체를 중심으로 어마어마하게 보도가 됐는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없죠.
◆ 홍종호>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없는 건가요?
◇ 석광훈> 예 없다는 거죠. 그리고 이거를 조선 산업이랑 비교하려는데 말도 안 되는 비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지난해 한 해에만 선박 중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LNG 선박 68척을 수주받았습니다. 한 척에 대략 2억 6천만 달러 하는데요. 그걸 합치면 대략 180억 달러입니다.
조선은 거의 매년 한 해에만 180억 달러의 수주를 얻고 있는 산업이고요. 원전은 온갖 정부의 지원과 대통령이 직접 가서 부탁하고 군대도 파병하며 별의별 지원을 다 해서 20년에 한 번꼴로 180억 달러를 받는 정도인 거죠.?그것도 알고 보면 차포 다 떼고 있고요. 비교할 수 없는 산업인데 거기에다가 속된 말로 갖다 붙이는 식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건 너무 뻔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말씀을 들으면서 정치적, 이념적인 걸 다 떠나서 산업, 경제 이것만 초점을 맞춰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축소되고 다른 발전원에 비해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고 느리고 비싼 원전 업계에 이렇게까지 올인을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 싶네요. 국가가 과연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전적으로 지원을 해줘야 되는 것인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원전 산업이 그렇게 경쟁력 있고 기술력이 있고 인력이 뛰어나다면 민간에서 해야죠. 왜 50년 동안 정부의 전적인 지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해왔냐는 것이죠. 유치산업에서 벗어나서 그렇게 자랑하듯이 정말 잘하는 거면 민간에서 뛰라고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석광훈> 맞습니다. 지금 쉽게 얘기해서 태양광과 풍력만 하더라도 작년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수출한 것과 해외 공장에서 매출 올린 것만 해도 약 8조 4천억 원, 8조 5천억 원 정도 됩니다. 정부에게 물어본 것도 아니고 부탁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 거죠.
◆ 홍종호> 정부는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를 많이 했잖아요.
◇ 석광훈> 국내에서는 오히려 태양광 감사하고 대출 금지하고 했고요. 앞서 말씀드린 조선업도 정부 지원은 아무것도 없이 민간에서 조용히 수주받은 액수만 1년에 180억 달러인데요. 그거에 비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 원전의 국산화를 시작한 게 1986년입니다. 그럼 벌써 40년이 넘은 거죠. 40년 동안 정부가 지원을 계속 해야 되는 산업이 어디 있습니까?
◇ 석광훈>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부분이 30년 이내에 다 자력으로 수출을 하고 성장해서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커온 건데요. 거기 보면 한 번 계약할 때마다 정부가 지원을 하고 정부가 직접 날아가서 해야 되고 이걸 언론사가 1년 365일 도배를 하죠. 그것도 모자라서 웨스팅하우스라는 기업으로부터 지적재산권 소송과 굴욕적인 계약을 했죠. 이게 한수원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는 그런 큰 손실이거든요. 이런 일을 우리가 지금도 겪고 있어야 되나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그래요. 새 정부 원전 정책에 대해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확정했던 신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계획이 현 정부에서도 유지될 거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게 팩트인지 또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 석광훈> 네. 지금 이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대부분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재생에너지에 투자도 하겠지만 11차 전력수급 계획 같은 경우는 이미 전 정부에서 수립했고 국회를 통과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규 원전 2기와 SMR을 추가하겠다는 거는 아마 그대로 추진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도 한 번 말씀드렸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원전을 제대로 가동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프랑스에는 이른바 네거티브 가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제주도에 도입돼 있고 내년이나 후년쯤에 육지에서도 할 텐데요.
◆ 홍종호> 돈을 주면서 전기를 쓰라는 거죠.
◇ 석광훈> 예 태양광은 낮 시간대만 되면 무조건 발전을 하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상당량의 공급 과잉이 생깁니다. 공급 과잉이 생기면 그 시간대에 연료비 가격의 순서대로 가장 저렴한 게 먼저 발전하고 제일 비싼 게 나중에 가동을 하게 되는데요. 네거티브 가격이라는 건 만약에 공급 과잉 시간에 발전하게 되면 그 시간에 발전하는 모든 발전 설비는 돈을 내면서 발전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스스로 공급을 줄여서 균형을 맞추라라는 공급 측의 신호이고요. 동시에 반대로 발전 사업자들이 낸 그 돈을 수요 측에게 전달하면서 원래 계획엔 없었지만 새롭게 수요를 창출하는 기업이나 배터리 사업자에게 그만큼의 돈이 전달됩니다. 그게 네거티브 가격인데요.
◆ 홍종호> 이런 일이 우리나라 전력 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 석광훈> 프랑스 같이 원전을 크게 지원하는 국가들조차도 원전을 매일 출력감발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식으로 얘기하면 마이너스 가격을 안 내기 위해서 원전을 매일 줄이는 상황에 있어요. 프랑스 원전이 과연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가 궁금합니다. 운영비도 보전을 못하는 상황으로 수년 내에 올 것 같고요.
◆ 홍종호> 프랑스도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자꾸만 올라가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겠죠.
◇ 석광훈> 프랑스가 우리랑 거의 비슷한 수준인 26GW(기가와트) 정도의 태양광 용량을 갖고 있는데요. 2030년까지 2배인 52GW에서 56GW 정도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유럽처럼 대륙이 아닌 완전히 고립된 섬에서 이런 문제를 겪어야 되는데요. 이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병행 확대 정책이라는 게 이미 유럽에서 파탄이 난 정책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홍종호> 박사님 말씀은 이런 식의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운영이라는 것이 듣기에는 그럴듯한 말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 것 같아요. 현 정부에서 귀담아 들어야 될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원전도 키우고 재생에너지도 키우기로 했으니까요. 그냥 조화롭게 가는 것이 아니고 정부가 해외 사례를 봐야 하고 깊이 생각해 보고 시뮬레이션도 해봐야겠어요.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충돌이 불가피한 것인지에 대해서요. 그러면 어떤 식의 전력 정책을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고 이해가 되고요. 마지막으로 이번에 체코 원전에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 원자력 학계가 얻아야 될 교훈이 있다면 뭐라고 보십니까?
◇ 석광훈> 네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그동안 주장해 왔던 국산 기술이라는 게 완전히 허구라는 것입니다. 지적재산권도 중요한데 프랑스나 독일 같은 나라들도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았지만 다 독자적인 기술로 이미 완전하게 국산화했습니다. 그래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없고요. 독일은 그럼에도 탈핵을 했죠.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은 국산화를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거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가 없고요.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던 것들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재명 정부가 여러 가지 성장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했는데요. 에너지 문제를 떠나서 그런 이야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세계 시장을 봤을 때 분명히 떠오르는 시장과 전문의 시장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고요. 국제에너지기구가 올해 초에 발표한 것이 전 세계적으로 건설되는 신규 원전 52기 중에서 48기가 중국과 러시아가 건설하는 것이고요. 4기 중에서 프랑스가 2기이고 한국이 2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서구권 또는 한국에 수출할 수 있는 국가들에서는 신규 원전 시장이 사실상 끝났어요.
◆ 홍종호> 중국과 러시아는 아예 자체 조달이니까요.
◇ 석광훈> 그렇죠. 자체 조달을 하고 저개발 국가이지만 우리와 외교 관계가 거의 없는 국가들입니다. 그에 비해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전 설비가 준공된 것들의 92.5%는 재생에너지였습니다. 원전은 중국 거 다 합쳐봐야 7기 정도밖에 안 되고요. 그런 걸 생각한다면 어떤 게 저무는 분야고 떠오르는 분야인지는 너무나 극명합니다.
◆ 홍종호> 국익을 위해서 생각을 잘해야겠네요.
◇ 석광훈> 그러면 무슨 선택을 해야 되는지는 너무 뻔하고요. 지금 이재명 정부가 심지어 정치적 레토릭까지 윤석열 정부가 했던 거를 다 따라 하고 있는데요. 국민들이 그런 걸 다 계승하라고 이재명 정부를 선택한 게 아닐텐데요.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생각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석광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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