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이전 2·8 독립선언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9년 2월 8일,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청년들의 외침이 일본의 심장부 도쿄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것이다. 사진은 재일한국인YMCA회관 내에 걸린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유학생들의 사진.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3·1운동 이전 2·8 독립선언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9년 2월 8일,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청년들의 외침이 일본의 심장부 도쿄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것이다.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발표된 '2·8독립선언'은 이후 3·1운동의 도화 무료릴게임 선이 됐다.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사에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던 셈이다. 특히 '유학생' 중심으로 결행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역만리 땅에서 민족자결의 갈망을 품고, 조직적인 준비와 실천력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단순한 이념 표명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큰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세계 흐름을 읽은 조선 청년들
바다이야기게임기2·8독립선언은 도쿄 유학생들의 국제 정서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에서 비롯됐다. 당시 최고의 엘리트층이었던 그들은 단순히 공부만 하던 존재가 아니었다. 조국을 침략한 일제의 수도로 몸소 넘어가 새로운 지식과 국제 정계를 체득하며 조국의 독립을 준비한, 지식인 항일 세대였다.
독립선언의 출발점은 1918년 윌슨 미국 대통령이 제창한 한국릴게임 '민족자결주의'다.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이 원칙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계 질서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했다. 윌슨은 이 취지를 '평화 원칙 14개조'로 구체화했다. 이는 식민지 상태였던 조선 청년들에게 독립을 강하게 염원하는 기폭제가 됐다. 조선의 독립도 가능하리란 기대가 피어난 것이다.
당시 릴게임하는법 유학생들은 조선기독교청년회, 조선여자유학생친목회 등 다양한 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했다. 특히 1912년 창립된 학우회는 재일 유학생을 대표하는 중추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학광지>를 통해 반일 사상을 퍼뜨리며 항일 의식을 키운 중심축이었다.
1919년 1월 7일, 이들은 '조선청년독립단'을 결성했다. 독립선언문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도쿄의 조선인 유학생 수는 678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400여 명이 2월 8일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였다. 겉으로는 학우회 총회였지만, 실제로는 독립선언을 위한 비밀 회합이었다. 총회라는 겉 껍데기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명분이기도 했다.
선언 낭독 장소인 조선기독교청년회관도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었다. 유학생과 재일 조선인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공간이자, 실질적인 민간 영사관 역할까지 맡은 장소였다고 한다.
"모든 조선청년독립단은 우리 이천만 조선 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의 승리를 얻은 세계 만국 앞에 독립을 선언한다(2·8독립선언서 발췌.)"
이날 백관수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김도연이 결의문을 발표하며 독립 의지를 공표했다. 학우회 회장이던 백남규의 개회 선언 직후 최팔용의 긴급동의로 회의 명칭을 '조선청년독립단대회'로 전환한 것도 치밀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최팔용 외 10명이 서명한 활판 인쇄의 조선독립선언서도 배포됐다.

그러나 일본 경찰이 들이닥쳐 주요 인사들을 체포해 행사는 중단됐다. 달리 보면 당시 식민권력에 얼마나 위협적으로 인식됐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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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일한국인YMCA회관 입구.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2·8독립선언의 의의
2·8독립선언은 재일 유학생들의 독립 의지를 결집한 결과물이었다. 도쿄 유학생 사회에 널리 퍼져 있던 반일 감정과 민족 의식이 하나로 모아진 순간이었다. 무르익던 독립 열망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사건인 셈이다.
선언은 일본의 수도 한복판에서 조선의 젊은 지식인들이 주도했다. 유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추진한 최초의 국제적 독립선언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이뤄진 중국 지린의 2·1대한독립선언, 서울의 3·1운동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적국의 중심에서 외친 독립선언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제 정치 원칙에 기반한 논리로 독립을 주장했다. 당시 선언문에는 "일한합병은 조선인의 자유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며, 오히려 조선인의 생존과 동양의 평화를 위협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조선의 독립은 국제 평화와 질서 유지 차원에서도 정당한 요구였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 민족대회' 소집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민족의 의사를 민족에게 직접 묻자는 정치적 제안이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독립의 당위성을 주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선언서 말미에는 "요구가 무시될 경우 일본과의 영원한 혈전을 불사하겠다"는 결의도 담겨 있었다.
이 선언서는 선언 당일 국문·일문·영문으로 작성돼 각국 대사관과 일본 정부, 언론사에 전달됐다. 독립운동의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이었다. 훗날 최남선이 3·1독립선언서를 작성할 때도 이 문건이 중요한 기초자료가 됐다.
독립선언문을 준비하던 중 빛난게 광주·전남 출신 독립운동가들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유학생 학우회 소속이던 정광호(전남 화순)는 독립선언문을 갖고 귀국해 광주 3·1운동의 불씨를 남겼다. 광주공립보통학교(현 서석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메이지대에 재학 중 그는 2·8독립선언의 막후 실무를 도맡았다. 백관수, 김도연 등과 함께 선언문 인쇄, 장소 섭외, 국내 연락 등을 수행했고, 1월 말엔 선언서 원본을 지닌 채 귀국했다. 이후 서울에서 박일구·최정두·김범수·최남선 등 광주 출신 유학생들과 선언서 배포를 논의하고, 전남 장성 백암리에서 600여 장의 한글본과 50여 장의 일문본을 등사했다. 이후 광주로 내려와 신문잡지종람소 청년들과 함께 3월 10일 만세운동을 조직했다.
또 2·8독립선언은 광주·전남 출신 유학생들이 처음 주도했다는 연구도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정광호와 나주 출신 김현준이 2·8독립선언을 가장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비롯한 최원순·이이규 등 광주·전남 출신 유학생들은 이전부터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독립 관련 강연을 펼쳐왔다고 한다.

아울러 수피아 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김마리아는 송계백을 통해 독립 자금을 유학생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정광호·최원순 선생 등 지역 출신 유학생들의 공적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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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 정치 시위의 중심지이자 '국민 광장'으로 불리던 히비야(日比谷) 공원 내 소공연장.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히비야 공원에서 다시 울린 '대한독립 만세'
2·8독립선언의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주동 학생들이 구속되자 구속을 면한 유학생 100여명은 다시 2월 12일에 본 제국의회에 독립 청원을 낸 뒤 도쿄 히비야(日比谷)공원에 모여 후계 투쟁위원을 선출했다. 이달을 회장으로 추대한 후 다시 궐기고자 했다.
그러나 곧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이 집회로 이달을 비롯한 13명의 학생이 히비야경찰서에 검거됐다. 2월 24일, 이번엔 최재우가 주도해 히비야공원에 모여든 150여 명의 학생들에게 민족대회 소집 취지서를 배포하고 낭독했다. 항일의 기세가 그치질 않은 셈이다. 이날도 16명이 연행됐다. 그 중 김동인과 최재우가 앞서 연행된 변희용·최승만·강종섭·장인환 등과 함께 히비야경찰서에 구속됐다.
히비야 공원은 당시 일본 정치 시위의 중심지이자 '국민 광장'으로 불리던 장소다. 일본 황실이 거주하는 고쿄 인근에 위치해 상징성이 크다. 이런 공간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것은 조선 유학생들이 일본 사회와 권력 구조의 중심에 항의의 목소리를 던졌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후에도 항일 활동은 계속 됐다. 최팔용 등 2·8독립선언 주동자의 공판일에 맞춰 시위를 벌이려는 계획도 추진됐다. 변치덕·한진희·정근모·이재훈 등은 3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태극기 130매를 만들었지만 사전에 발각돼 압수당하기도 했다. 3월 16일에는 정태성이 고향으로 독립운동에 관한 선동문을 만들어 보내려다가 압수당한 일도 있었다. 이는 2·8독립선언이 단 하루의 거사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투쟁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도쿄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 시위들은 조선 청년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역사다. 단순한 정치적 퍼포먼스를 넘어, 유학생들은 독립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조직하고 실현한 주체였던 것이다.
현재 2·8독립선언을 기리는 기념비는 재일한국인YMCA회관 입구에 세워져 있으며, 2층에는 기념자료실도 마련돼 있다. 다만 당시 선언이 발표됐던 조선기독교청년회관은 1923년 간토대지진으로 소실됐고, 현 재일 YMCA 회관은 1982년 완공돼 독립선언이 있던 곳에서 수백 m 떨어져 있다. 현재의 기념공간은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한 상징적 공간인 셈이다./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