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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9-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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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유진수 대표 [윤근영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내가 대학교 등록금을 마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련하기 위해 공사판에서 막노동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경찰은 나한테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했습니다. 성폭행하지 않았는데, 자백하라고 했습니다. 내가 성폭행범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자 이번에는 다른 범죄를 털어놓으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는 다그쳤습니다. 고아는 자기들 실적을 올리기에 좋은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고아는하이닉스분석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사건들의 범인이 돼서 장기간 감옥 생활을 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해당 경찰서가 장기 미제사건들을 이런 식으로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유진수 고아시설피해생존자인권신원연합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7일 시작해서 5차례 진행됐다.
유 대표는 인터뷰히든챔피언
에서 "고아들은 보육시설에서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고, 성인이 돼서도 억울한 일을 많이 겪는다"면서 "결국에는 알코올 중독, 극단적 선택 등으로 조기에 생을 '마감 당하는' 고아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기된 고아들이 50세 이전에 죽을 확률은 15∼30%에 달한다"면서 "아이를 유기하는 것은 살인에 해당하며,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신화창조
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기 고아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고아 산업은 중단돼야 하는데, 당국은 이걸 유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현재 고아들에 대한 피해 보상, 고아 산업 중단, 아이를 낳았으면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출생책임제 도입 등을 위해 유기고아특별법(유기·수용시설 피독새주식
해 아동 등의 권리 회복 및 보호 지원 특별법) 제정 운동을 펼치고 있다.
1968∼1969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유 대표는 7살 무렵부터 보육원에서 성장했다. 그는 서울의 경기상고를 거쳐 부여의 홍산농고, 연세대 원주캠퍼스 재활학과를 졸업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뜻이 있는 사람들과 의료협동조합을 만들어 올해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1950~1960년대 한국의 고아들 이는 1950∼1960년대 주한 미군으로 복무했던 미샬로프와 폴 블랙으로부터 국가기록원이 기증받은 당시의 생할상 사진들 가운데 하나다. [국가기록원 제공]
다음은 유진수 대표 인터뷰 4차 기사 질문-답변
-- 본인에게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 나에게 삶의 목표란 게 없었다. 우리 고아들은 대체로 삶의 동기가 없다. 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칭찬해주는 부모가 없으니 열심히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죽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삶, 사실상 포기한 삶을 살아간다.
-- 고아들의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인가.
▲ 부모가 누군지 모르고, 뿌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꿈과 비전이 없다. 희망 없이 아무렇게나 살다가 결혼도 못 하고 먼지처럼 사라진다. 고아는 천형(天刑)이라는 것이 어린 시절 나의 생각이었다. 그러다 내가 20대 중후반에 종교를 갖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 고아라는 이유로 사회적 불이익을 많이 당한다고 생각하나.
▲ 고아는 약취와 유인, 학대의 대상이다. 약취와 유인은 폭행과 협박, 유혹 등을 통해 미성년자를 자신의 지배하에 두는 중범죄다. 이런 피해는 고아가 성인이 돼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고아는 과거 노비보다도 못한 신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아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
-- 지금까지 가장 슬펐던 일은 무엇인가.
▲ 내 인생은 수도 없이 수렁에 빠졌다. 돌아보면 기구한 운명, 기구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왜 이런 고통과 이런 장애물과,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많이 슬프다. 성경에 나오는 고난의 상징 '요셉'도 우리 고아보다는 덜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아산업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고아권익연대 회원들 [고아권익연대 제공]
-- 본인이 어렸던 시절에 보육원에서는 성폭력, 구타 등 물리적 폭력 외에 언어적 폭력, 정서적 폭력도 많았나.
▲ 우리는 그걸 욕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육원의 일상 언어였기 때문이다. 그런 지옥 같은 일상이 기본적인 삶인 줄 알았다.
-- 보육원에서 잠을 못 자게 하는 방식으로 괴롭히는 일이 있었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보육원에서 구타보다 잔인한 체벌 중 하나가 잠을 안 재우는 것이었다. 남들은 모두 자고 있을 때 혼자 밤새도록 방안에 우두커니 서 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고통스럽다.
-- 복도가 아니고 왜 방안에 서 있도록 했나.
▲ 체벌하는 선배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복도에 있으면 감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벌은 주로 여자 선배들이 써먹었다.
-- 아이들을 발가벗긴 채 보육원 내를 돌기도 했다는데.
▲ 미취학 아이가 소변을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옷을 벗겨서 원내를 돌게 했다. 우리 윗세대 보육원 선배들은 더 심한 일도 당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집단으로 모두 발가벗겨서 운동장을 돌도록 했다는 것이다.
1952년 옷가지를 선물 받고 즐거워하는 보육원 아이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분노가 일었던 일은 무엇인가.
▲ 내가 고아라는 이유로 경찰이 나한테 누명을 씌우려 할 때였다. 내가 부여의 홍산농고를 졸업하고 대학교 물리치료 학과에 합격한 직후였다. 나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 현장에 가서 일을 했다. 속칭 '노가다'라고 하는 막노동이었다. 어느 날 일을 마친 후에 같이 일하던 교회 집사님이 같은 방향이니 택시를 함께 타고 가자고 했다. 집사님은 택시 앞좌석에, 나는 택시 뒷좌석에 탔다. 뒷좌석에는 이미 여성 승객 한 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는 합승이 가능한 시절이었다. 나는 택시 안에 들어가서는 그 여성분한테 "많이 본 듯하다. 내가 아는 부여 사람을 닮은 듯하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내가 일하는 공사 현장에 경찰이 나타났다. 성폭행 혐의로 신고당했다는 것이었다. 그 여성은 얼마 전에 어떤 사람한테 성폭행당하고 금붙이도 빼앗겼는데, 그 범인이 나와 닮았다고 경찰에 말했다는 것이다.
-- 그래서 어떻게 됐나.
▲ 경찰은 나를 서울의 00경찰서로 끌고 갔다. 당연히 나는 성폭행과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나를 성폭행범으로 몰아갔다. 내가 고아라는 것을 알고는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압박했다. 다행히 그 여성이 진술했던 은밀한 곳의 신체적 특징이 나에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 경찰은 즉각 나를 풀어줘야 하는데, 다른 범죄를 털어놓으라고 다그치기 시작했다. 경찰은 "너희 고아 새끼들은 범죄자가 많다"는 등 욕설을 퍼부으면서 자백하라고 했다. 자기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그 일로 옥살이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아의 설움, 억울함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 고아들에게 이런 일들이 많나.
▲ 고아들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나는 청년 시절에 일식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일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식당 주인의 아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나의 머리를 흉기로 내려치는 일이 있었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나는 고아이기에 참아야 했다. 너무 서러워서 혼자 대성통곡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보육원에서 성폭행과 구타는 일상이었다" 2025년 6월 25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보육원 피해생존자 피해보상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송준영 씨가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보육원 출신들이 조기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실제 상황이 어떠한가.
▲ 내가 살았던 S 보육원 출신 140여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했다. 그랬더니 40여명이 50세도 안 돼서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거의 3명 중 1명꼴이었다. 다른 보육원에도 물어보니 15∼30%가량은 50세 이전에 죽었다고 한다. 서울 지역이 이러니 다른 지역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 고아 가운데 조기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분리되면 여러 가지 성격 장애가 생긴다. 뿌리가 잘려 나간 나무와 같다. 정서와 정신이 불안하니 술을 많이 먹게 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사고로 죽고, 건강이 나빠져서 죽는다.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홀로 방안에서 죽고 방치되는 고독사도 있다.
--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 우리 보육원 출신 가운데 00 형은 알코올 중독자인데 술 먹고 수영하다 죽었다. 역시 알코올 중독자였던 00 형도 인생을 비관해서 다리 난간에서 투신했다. 00 형은 50대에 집에서 혼자 죽었는데, 의문사에 해당한다. 00 누나는 암으로 사망했다. 나의 동기 00는 행방불명된 지 오래인데,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
-- 이들에 대한 장례식은 어떻게 하나.
▲ 장례식 없이 하늘나라로 떠나는 고아가 대부분이다. 상당수가 가족이 없는 무연고 사망이기 때문이다. 고아들의 50%가량은 결혼하지 못한다. 그러니 성인이 돼서도 장례를 치러줄 가족이 없다.
1956년 전세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입양되는 한국 아기들 홀트아동복지회가 1956년 12월 난민구호법 시한에 쫓겨 짧은 시간 안에 입양아동을 수송하기 위해 전세 비행기로 아이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모습. [홀트아동복지회 사진]
-- 한국에서 고아로 사느니 해외 입양이 더 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 그렇지 않다. 해외로 입양 가서 왕따당하고 성폭행당하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수만 명의 한국 출신 입양인이 국적 없이 떠돌고 있다. 양부모들이 이들을 버렸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살아온 입양인들이 있지만, 이들은 일부일 뿐이다.
-- 본인은 입양 갈 기회가 없었나.
▲ 나는 아이쇼핑에 의해 입양아로 결정된 적이 있었다. S 보육원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 7∼8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입양기관 직원이 와서 내가 입양아로 선정됐다고 했다. 그런데 보육교사가 "진수는 엄마가 있는데요?"라고 한마디 했다. 나의 입양은 무산됐다.
-- 아이 쇼핑이란 무엇인가.
▲ 한국의 입양기관이 고아들 사진을 외국에 보낸다. 그러면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이 사진을 보고는 마음에 드는 아이를 찍는다. 외국인이 한국의 고아원에 와서 아이들을 직접 보고 입양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잠 못 자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프랑스 입양인 장성탄 씨 [부인 로리안 시몬 씨 사진 제공]
-- 본인의 어머니는 지금 살아 계신다고 했는데.
▲ 몇 년 전 경찰이 어머니의 주거지를 찾아냈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어머니가 만남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나한테 우리 어머니 주소를 알려주지 않으니 직접 찾아갈 수도 없다. 내가 사립 탐정을 고용해서라도 어머니의 주소를 찾을 수는 있지만, 현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 사립 탐정한테 의뢰하지 않는 이유는.
▲ 내가 어머니한테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찾아가면 어머니의 행복이 흔들릴 수 있다. 어머니는 재혼했다. 자녀도 있고, 손자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 부촌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확인해보니 해외에 거주한 적도 있었다.
-- 부모가 만남을 거부하면 그 자녀인 고아는 부모를 찾아갈 수 없도록 하는 현행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그게 가해자 중심 법이다. 정의가 상실된 법률이라고 본다. 한국 출신 프랑스 입양인 장성탄 씨도 잠을 못 자는 치명적 수준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유전자가 필요한데, 부모한테 찾아가지 못했다. 그 부모가 거부하면 만날 수 없는 현행법 때문이다. 이건 잘못된 것이다. 아이를 낳았으면 그 부모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자식을 버릴 경우, 국가가 아이를 대신 키우되 끝까지 생물학적 부모를 찾아내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모습 [연합뉴스TV 제공]
-- 국회와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고아 유기는 살인이다. 고아 유기로 돈을 버는 고아 산업은 중단돼야 한다. 먼저, 아이가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 아이를 낳았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는 출생책임제 역시 필요하다. 유기 고아가 발생하더라도 선제적으로 부모를 확인해서 아동의 정체성을 지켜줘야 한다. 그리고 대형 시설보다는 가정 위탁으로 고아들을 보내야 한다. 아이들이 집단으로 수용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과거 고아들 피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 당연히 진상규명과 사과, 피해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 있어야 한다. 책임자는 처벌해야 한다. 이런 모든 내용을 담은 것이 유기고아특별법안이다. 이 법안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진행돼서 빨리 제정됐으면 한다. 동물보호법도 있는데, 사람의 '뿌리 찾기' 법률은 안 된다고 하면 그건 말이 안 된다. 말 그대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유진수 대표 인터뷰 4차 기사 질문-답변 끝)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유진수 대표 [윤근영 기자 촬영]
<유진수 대표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4년간 성폭행 당했다"(2025년 8월2일 송고)
나는 1975년 서울의 S 보육원에 들어갔다. 경기상고 1학년 때는 부여의 농업고등학교로 전학 갔다. 이 보육원이 부여로 통째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보육원에 와서는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했지만 오지 않았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보육원 형들한테 성폭행당하기 시작했다. 이는 4년간 지속됐다. 보육원 원장이나 총무, 보육교사에게 이 피해를 알릴 수 없었다. 이야기하는 즉시 심한 구타를 당하기 때문이다.
여자 보육원생들이 총무나 보육교사에게 성폭행당하는 일도 있었다. 어떤 총무는 여자 보육원생을 성폭행하고는 그 여자아이가 자기를 유혹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떤 세자매는 고아원 남자 선배한테 성폭행당하기도 했다.
당시 보육원에서 성폭행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지만 경찰, 지자체, 보건복지부 등 당국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과거의 고아들 피해에 대해서는 당국과 보육원 측의 사과와 피해보상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고아들의 '빼앗긴 권리' 회복을 위해 유기고아특별법(유기·수용시설 피해 아동 등의 권리회복 및 보호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수 대표 인터뷰 2차 기사 요약>
[삶] "나에겐 성폭행보다 무서운 것이 구타였다"(2025년 8월13일 송고)
보육원에서 주로 보육원 선배들이 후배를 때렸다. 곡괭이 자루, 연탄집게 등으로 100대를 때리기도 했다. 보육원 원장과 총무, 보육교사는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 아이들 관리에 이런 폭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육원 형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트집을 잡아 폭행했다. 축구할 때 공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풍 가서 반 아이들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오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때렸다.
현재는 보육원이 아이들을 컨트롤하는 방법으로 정신과 병원 약을 먹이거나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일도 있다. 통고제를 이용해 아이들을 소년원에 입소시키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한국처럼 고아 산업을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유기 고아를 집단으로 수용하는 현재의 방식은 중단해야 한다.
<유진수 대표 인터뷰 3차 기사 요약>
[삶] "예비 며느리의 출신고교 가서 성적 물어보는 시어머니"(2025년 8월30일 송고)
고아들은 성인이 돼서도 많은 냉대와 편견에 시달린다.
한 고아 여성은 결혼하기로 했다. 그런데 예비 시어머니가 신분 조사에 들어갔다. 예비 며느리의 출신 고등학교까지 찾아가 성적을 물었고, 과거 담임 선생님을 만나 어떤 학생이었는지 질문했다. 그리고 이 고아 여성한테는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결과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 여성은 여러 모욕을 감수하면서까지 결혼했지만, 하녀 또는 노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 남편은 자주 술을 마셨고, 도박까지 했다. 부인 몰래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탕진하기도 했다. 그 여성은 극단적 선택을 두차례나 했고, 암 진단까지 받았다.
또 다른 고아 여성의 경우, 결혼 직전에 시어머니 될 분이 보자고 하더니 남자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여성은 이런 모욕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게 됐지만, 그녀는 하루 종일 일해야 했다. 남편은 취업하지 않고 술만 마셨기 때문이다. 남편은 가정폭력까지 서슴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이런 자기 아들을 두둔했다. 모든 책임을 며느리한테 뒤집어씌웠다. "오죽했으면 너를 때리겠느냐", "네가 살림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들이 운이 없어서 너 같은 고아를 만나 이렇게 됐다"고 했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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