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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10-0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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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전 10시 경기 광명북고등학교 특수 교실에서 자폐성 장애 학생이 ‘로봇 선생님, 왜 팔 하나가 없느냐’고 하자 선생님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11년 차 특수 교사 박항승(38)씨다. 펄럭이는 오른쪽 소맷자락, 오른쪽 다리에 착용한 의족 때문에 학생들은 그를 ‘로봇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지난 30일 경기 광명북고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만난 11년 차 특수 교사 박항승씨. 박씨의 펄럭이는 오른쪽 소맷자락과 바지 속 숨겨진 의족은 학생들 사이에서 ‘트레이드 마크’로 통한다./장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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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다친 건 네 살 때였다. 엄마와 산책하다 손을 뿌리치고 길을 건너려던 순간 달려오는 트럭과 충돌했다. 오른쪽 팔을 잃었고,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하게 됐다. 축구를 좋아해 어릴 때부터 친구들을 뒤따라 운동장을 누볐지만, 의족을 쳐다보는 친구들의 시선이 집중될수록 운동장으로 나가는 시간이 줄었다.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 앉릴게임 공략법
아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고등학교 입학 직후 자퇴한 뒤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박씨에게 전환점이 찾아왔다. 가족 권유로 대안 학교 이야기를 들었고 ‘다시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다시 고등학교 과정을 밟았다. 그곳에선 특별 대우가 없었다. 선생님들은 물건을 대신 집어주는 대신, 한 손으로 생활하는 법을 알려줬다. 불편한 의족으주식강의
로 절뚝이다 지칠 때면 어깨를 내어줬다. 금방 홀로서기에 적응한 박씨를 본 한 선생님이 ‘어려운 친구가 홀로 서게 도와줄 수 있는 특수 교사가 되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그는 우석대 특수교육과에 진학한 뒤, 2010년 교원자격증을 땄다.
주변에선 오른쪽 팔이 없고 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옵션매도
그러나 박씨는 어려움을 이겨냈던 대안 학교 생활을 떠올리면서 학생들과 교감했다. 그는 삶이 힘들다는 학생들에게 “서로 다를 뿐 옳고 그름은 없다”고 했다. 공예나 요리처럼 손이 많이 가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선생님과 같이 한번 해보자”며 공존을 가르쳤다. 박씨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해낼 필요가 없다”며 “우리 반에선 모두가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환율
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2011년 연극배우인 부인의 권유로 스노보드에 입문했다. 부부는 2015년 2월 용평리조트 스키장에서 웨딩 촬영을 했고, 리조트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이듬해엔 처음 국가대표가 됐다.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도 스노보드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경사진 눈길을 내려오며 깃발을 통과하는 뱅크드 슬라롬 부문에 출전해 22명 중 12위를 기록했다. 메달권은 아니었지만 의족을 끼고 슬로프를 질주한 그의 도전 정신에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그는 당시 일화를 학생들에게 자주 언급한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계에 도전하면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단다.”
박씨 이야기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이는 밀알복지재단 공모전을 통해 알려졌고, 그는 지난 26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박씨는 “절뚝이는 걸음과 펄럭이는 소맷자락은 내 한계가 아니라 희망”이라고 했다. 그는 “외형상 다소 약하고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면의 단단함이란 것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장애 학생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꿈과 희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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