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해머’ 공연 차 부산을 찾은 정지완 무용수. 김은영 기자 key66@


“서울과 부산 등 한국 순회공연을 끝내고 나니 뭔가 큰 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에요. 무엇보다 반응이 뜨거웠던 부산 공연을 아주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아 행복합니다. 너무 많은 감사함을 가지고 스웨덴에 돌아가게 됐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더 즐기면서 행복하게 춤출게요!”

춤출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2000년생의 영락없는 춤꾼 정지완. 부산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한국인 남 바다이야기모바일 성 최초로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정단원(한국인으로는 김다영 무용수에 이어 두 번째, 이하 예테보리 무용단)이 되어 화제(부산일보 2024년 7월 30일 자 17면 보도)가 됐다. 정단원이 된 지 1년 4개월 남짓인데 알렉산더 에크만의 ‘해머’(Hammer)에 출연하면서 첫 해외 순회공연으로 서울은 물론이고 고향 부산 무대까지 서게 됐다. 스마트폰 중 바다이야기꽁머니 독의 현대인을 풍자한 파격적 현대무용 ‘해머’ 공연은 지난 14~16일 서울 LG아트센터에 이어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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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야마토게임연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우리 무용단의 투어링은 필수 DNA입니다. 스웨덴 등 유럽은 기본이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레퍼토리 모바일바다이야기 공연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만 해도 3개 작품을 동시에 연습 중입니다. 2025/2026 시즌에 확정(홈페이지 참조)된 순회공연만 해도 한국, 스위스, 스웨덴,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핀란드, 스페인 등이고, 계속 추가되고 있어요. 아시아 공연은 약간 드문 편인데 제가 매우 운이 좋았지요. 입단하자마자 한국 투어 그리고 부산 투어로 오게 됐으니까요. 게다가 우리 무용단의 부산 투어는 처음이거든요. 정말이지 심장이 쿵덕쿵덕하고 울컥했어요.”
운이 좋다는 그의 말도 이해되고, 가슴 벅차고, 울컥했다는 기분도 알 것 같았다. 부산 공연을 보기 위해 양산에 사시는 부모님을 비롯해 이모, 삼촌, 할머니 등 가족 친지, 선후배가 총출동했다. 부산 출신 청년 무용가의 금의환향한 무대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예테보리 무용단은 유럽 최고의 현대무용단 중 하나로,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의 오페라 하우스 상주 단체이기도 하다. 그는 약 1500명이 지원한 2024년 공개 오디션에서 단 8명만 선발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단했다. 정지완은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가서 춤출 생각을 했을까.

“2023년 첫 내한 공연으로 서울에 온 예테보리 무용단 공연을 봤어요. ‘카이츠’(Kites, 안무 다미안 잘레)와 ‘사바’(SAABA, 안무 샤론 에얄)였는데 마지막에 댄서들이 커튼콜을 하는데 굉장히 마음이 뜨거워지더라고요. 다들 너무나 행복해 보였어요. 그때 이 무용단에서 꼭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20일 ?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해머’ 드레스리허설 도중 객석 플레이를 하고 있는 정지완 무용수. 김은영 기자 key66@



한국에서 춤추는 것과 뭐가 다를까 싶기도 했지만, 춤으로, 춤만 춰도 먹고살 수 있다는 것부터가 달랐다. “다른 걱정 크게 안 하고, 춤출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죠. 사실 저한테는 춤추는 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니까요.” 문이 좁긴 해도 국내에도 직업 무용단이 없진 않다. 그런데도 그가 느끼기에 예테보리 무용단은 “서로서로를 굉장히 리스펙(존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에요”라는 말로 남다른 무용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말은 계속됐다. “해외에서 지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안무가와 작업하고 각각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문화를 나누고 배우고 소통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뭔가 점점 확장되니까 저 또한 계속 살아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게 또 저에겐 가장 큰 영감을 주기도 하고요.”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초록색 의상을 입은 이가 부산 출신의 한국인 무용수 정지완이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해머’를 안무한 천재 안무가이자 연출가 알렉산더 에크만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물었다. 기본적으로 무용단 자체적으로 음악과 의상, 무대 제작이 다 이뤄져 무용수들은 춤만 잘 추면 되는데 에크만 역시 무용수의 개성을 강조했다. 에크만 자신도 무용수 출신이거니와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을 땐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한단다. 그러면 무용수들은 다시 그 춤에 영감받아서 자기 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용단 입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는지도 물었다. 그러자 정지완은 “무용단 영상도 굉장히 많이 찾아봤고, 오디션 후에 입단하게 되면 어차피 레퍼토리를 배워야 하기에 리서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예테보리 무용단뿐 아니라 다른 해외 무용단 입단을 원하는 후배들에겐 꼭 필요한 조언 같았다.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해머’ 공연 차 부산을 찾은 정지완 무용수. 김은영 기자 key66@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도 알려 달라고 했다. “원래는 30대까지만 이 무용단에 있을 계획이었는데 굳이 그렇게 단정 지을 필요가 없겠다 싶어요. 그냥 오늘에 조금 더 집중하고 현재에 열중하면서 사는 게 좋겠다로 생각이 바뀐 거죠. 큰 계획보다는 사소한 계획이라도 하나하나 이뤄 나가면서 언젠간 제가 관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안무가로 찾아뵙고 싶습니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