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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 사랑재 옆에 선 겹벚나무는 해마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나무이지만, 나이가 70~80살에 이르다 보니 군데군데 썩고 갈라진 곳이 생겨났다. 겹벚나무 곁에 선 단풍나무 또한 마찬가지다. 곁에 ‘경쟁자’가 없어 2ｍ 넘게 자라났지만, 사람들의 잦은 통행으로 뿌리가 잘 자라나지 못한 데다, 나무 아랫부분의 썩은 부위가 가지까지 타고 올랐다.
1975년 국회의사당 건립 이후 오랜 시간 ‘국회 숲’을 지켜왔릴게임백경
던 두 나무가 지난주 ‘긴급 외과수술’을 받았다. ‘주치의’는 한국나무의사협회 소속 나무의사들이다. 24일 국회의원회관에는 국회 숲 나무들의 수술을 집도했던 나무의사들을 비롯해 국회의원·산림청 관계자들 25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처음 만들어지는 제1회 ‘나무의사의 날’(6월28일) 제정을 기념하고, 도시숲 조성·운영을 위한 나무의사의 역할과 수목진바다이야기앱
료 제도 발전 방안 등을 나누는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 사랑재 옆에 선 겹벚나무는 해마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나무의사란 살아있는 나무(수목)의장기투자
병해를 진단·처방하는 전문가로, 도시숲과 생활숲(마을, 학교 등의 숲)을 건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약제 오남용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태어났다. 2016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 제도’가 공식 도입돼 2018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날 국회 사랑재 앞에서 만난 최영선 한국나무의사협회 서울지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나무의사의 역할을2011년주도주
“나무를 단순히 아름답게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생리와 상태를 진단해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기존 조경사들이 미관을 중심으로 나무를 관리한다면, 나무의사는 나무의 건강과 생육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리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겹벚나무 또한 매년 아름다운 꽃을 피워온 것과 달리, 기코스피투자
둥줄기와 가지가 갈라지는 윗부분 안쪽이 썩어들어간 상태였다. 최 위원장은 “갈라져 나온 가지가 무겁고 형태도 불균형해, 쪼개질 위험이 있어 수술을 진행하고 지주목을 받쳐줬다”고 말했다. ‘나무 수술’은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살균제·살충제를 뿌려서 말린 뒤 코르크·실리콘 등을 섞어 빈자리를 메워준다. 이렇게 수술한 자리에 다시 썩지 않도록 방수 처리를 하고 인공 수피(나무껍질)을 덧대면 수술이 마무리된다.
그동안은 이러한 나무 수술이 보호수나 천연기념물 등 특별한 나무에게만 시행됐지만, 최근엔 도심 아파트 단지 등에도 노거수가 많아지며 일반 나무도 수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해충의 번식 주기·개체 수가 증가해 앞으로는 나무 진료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최 위원장은 내다봤다. 예컨대 과거 한 해에 2번 번식하던 미국흰불나방은 최근 세 차례까지 번식해, 나뭇잎을 모조리 갉아먹는 등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회 나무의사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나무의사협회 제공
24일 오전 한국나무의사협회 소속 나무의사들이 예초기에 의해 나무 밑동이 다친 어린 나무들에 보호대를 씌워주고 있다. 김지숙 기자
이날 오후 진행된 ‘수목 진료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는 “도시 열섬현상과 탄소 저감을 위한 도시숲을 가꾸기 위해 나무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인호 환경교육혁신연구소 소장은 “미국 대도시 35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녹지가 증가하면 한 해 최소 3만4000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도시숲은 생물 다양성 증진과 기후 조절, 대기 정화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기능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의사는 병든 나무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이은 2부 행사에서는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과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직접 사랑재 옆 나무들의 뿌리 분포를 측정하고 나무 상태를 정밀 진단하는 등 나무의 건강과 관리 필요성을 직접 확인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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