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전보장담당상(왼쪽)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로이터 연합뉴스


“평소 말투는 날카로운데, 내용이 없다.”
지난 18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주간문춘)의 ‘자민당 총재 선거 생존게임’이라는 기사에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에 대한 한 유권자의 평가가 게재됐다. 혹독한 평가를 받은 것은 고이즈미 농림상만이 아니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 에게는 “보수파 지지를 받지만 다른 쪽과 대립이 심해 화합이 어렵고, 유연성 부족으로 한국·중국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이 주간지는 다음달 4일 치러지며 사실상 일본 새 총리를 뽑는 자민당 새 총재 선거 출마 뜻 해외취업 지원 을 굳힌 정치인 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독자들에게 ‘차기 총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인물’을 물었다. 전체 답변 2075건 가운데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불명예 1위(925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701표)이 2위로 꼽혔다. 공신력이 담보되지 않는 온라인 조사지만, 차기 일본 총리 가능성이 높은 자민당 신임 총재 ‘빅2’ 후보에 대한 일부 일본인들의 남양주별내지구지도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당선됐으면 하는 인물’로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뜻밖의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2일 신임 당 총재를 뽑는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다음달 4일 예정된 투·개표를 통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임을 결정짓게 된다. 당으 대전아파트후순위대출 로선 2020년 이후 5년 만에 벌써 네번째 총재 선거인데, 의회 다수당인 자민당 총재 당선자가 매번 일본 총리가 됐다. 이번엔 최종 후보 5명 가운데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농림상이 출발선부터 크게 앞선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 가장 최신 여론조사인 22일 일본 아사히신문(20∼21일 실시)을 보면, 고이즈미 농림상(28%)이 다카이치 수원직장인밴드 전 경제안보상(24%)보다 4%포인트 앞서지만 자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차이가 17%포인트(41%-24%)까지 벌어져 있다. 뒤를 하야시 관방장관(전체 9%-자민 지지층 10%)이 뒤쫓는 모양새다. 하지만 ‘빅2’ 후보들의 약점도 뚜렷하다.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권은 자민당 소속 의원과 당원·당우에게 있고, 결선투표로 가면 의원 표 비중이 커지기 때문 원가계산방법 에 여론조사만으로는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30년째 자민당 생활을 해온 강경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다. 세습 정치인이 즐비한 일본 정치권에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며 대학 공부를 마친 자수성가형으로 잘 알려졌다. 2006년 첫 장관직(오키나와·북방담당 대신), 2012년 당 정무조사회장, 2021년 당 총재 선거 출마 때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원을 업으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시키는 ‘일본을 다시 세계 최고로’라는 구호를 들고 세번째 총재 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물가 대책과 방위·외교력 강화, 헌법 개정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안보, 영토, 과거사, 외국인 문제 등에서 강경 우익 노선을 따르고 있어 당 일각에서 우려가 나온다.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꾸준히 참배를 해왔는데 ‘총리에 취임할 경우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최근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고이즈미 농림상의 아버지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정부를 이끌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다. 아버지 후광을 입고 28살 때 초선 국회의원, 38살 때 첫 입각을 한 ‘금수저 정치인’이다. 지난 20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 1인당 한해 평균 임금 100만엔(약 946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990년대 500만명이던 당원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망가진 당을 재건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설익은 말이 앞서는 이른바 ‘고이즈미 스타일’이 표를 갉아먹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총재 선거 때도 선두를 달리다가 후보 토론회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해고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등 발언 등으로 비판을 받고 최종 성적 3위로 마무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농림상이 지난 총재 선거 때 파문을 불렀던 노동시장 개혁 등은 언급하지 않고 철저히 ‘안전 운행’에 돌입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미지’로 얻은 점수를 ‘말’로 잃는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9회 말 역전 끝내기’ 가능성이 남아 있는 후보로 하야시 관방장관이 꼽힌다. 방위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 외무상, 관방장관을 지내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아 ‘곤란할 때는 하야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견줘 상대적으로 강경 보수 색채가 옅은데다,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현직인 이시바 총리의 신임을 얻고 있어 이들이 최근 얻었던 표심이 하야시 장관에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대개 5%를 넘지 못했는데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181표)-이시바(154표)-고이즈미(136표)에 이어 4위(65표)로 선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