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번성하던 추어탕 식당 사장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미꾸라지는 푹 삶아 체에 걸러 흔적조차 찾기 어렵고, 뚝배기 속에 보이는 거라곤 시래기뿐인 추어탕을 파는 분이었다. 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시래기가 얼마나 맛있던지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사장님은 가을에 수확한 고랭지 시래기의 절반은 소금에 절여두고, 나머지는 삶은 뒤 잘 말려 보관한다고 했다. 이 두가지 시래기를 반씩 섞어 추어탕을 만든다고 했다. 소금에 절인 시래기는 부드러움을, 건조한 시래기는 씹는 맛을 제공한다. 이 둘을 합쳐 맛의 조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주연을 뛰어넘는 남다른 시래기 맛, 그야말로 노포만이 지닌 노하우였다.
이처럼 시래기를 말리거나 절이는 방법은 가장 기본적인 가공 형태다. 요즘은 가공인터넷황금성
기술이 발달해 이보다 더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 시래기가 유통되기도 한다. 가공 기술을 활용한 음식 수준이 올라갈수록 가공 기술은 더 발전한다. 최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요리대회를 심사하며 더욱 체감했다.
이 요리대회는 ‘정태영삼’(정선·태백·영월·삼척) 식당들이 참가한 맛집 경연 행사였다. ‘정태영삼’, 이 지역들은 강원도 남부 태백산5일선매매
맥 일대에 자리한 고장이다. 해발이 높은 지대로, 1950년대부터 30여년간 석탄 산업의 중심지였다. 지역 경제의 선봉장이자 국가 에너지 공급의 근간이 된 지역이었다. 1990년대 이후 석탄 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기에 들어섰다. 지역 경제 대안을 찾는 고민 속에 탄생한 게 관광산업과 연계된 먹거리다.
곤드레밥, 감자전국영지앤엠 주식
, 올챙이국수 등 익숙한 강원도 음식이 대회에 나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예상 못 한 음식과 상품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창작 음식을 비롯해 높은 가공 단계를 거쳐 상품화된 메뉴도 제법 있었다. 곤드레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양질의 곤드레 건조 분말과 곤드레 올리브오일, 버터, 자반 등 종류가 다양했다. 곤드레는 질감이 무난하동양피엔에프 주식
고 향이 강하지 않아 조리 과정에서 변형이 적다. 덕분에 외식 상품으로 활용하기에도 알맞다. 대회가 끝난 뒤 여러 식당을 다니며 곤드레 탐색전에 나섰다.



곤디
정선역 앞에 자리한 곤드레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 초록빛 사각 상자를 열면 깔끔하게 담긴 곤드레 치즈2011주식전망
케이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흐트러짐 없이 먹기 좋고 휴대하기 편리한 포장이 인상적이다. 도톰한 팬케이크 위에 곤드레와 채소볶음을 올린 ‘곤디샐빵’은 든든한 간식 디저트다.(강원 정선군 정선읍 녹송8길 47/ 정선곤디치케(곤드레치즈케이크) 5천원, 곤디샐빵 5천원)



멧돌바우집
민박집을 운영하는 산속의 소박한 맛집. 배추김치, 참외장아찌, 사과샐러드, 양배추김치 등 겉보기엔 특별한 것 없는 반찬들이지만, 어린 시절 외가댁에서 먹던 밥상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 곤드레가 듬뿍 담긴 대접 밥과 구수한 막장 토장국이 상에 오른다. 간장에 비벼 먹어도 좋지만, 밥과 반찬을 소박하게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강원 정선군 화암면 소금강로 1143/곤드레나물밥 1만원, 곤드레고등어조림 1만원)



수셰프치킨
비슷한 이름의 치킨집들이 있지만, 사북의 수셰프치킨은 독립 점포다. 신선한 원물 닭을 신중하게 고르는 부부가 운영한다. ‘많이 파는 것’보다 ‘제맛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 부부다. 곤드레를 튀김옷에 넣은 곤드레치킨은 바삭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정선의 풍미를 그대로 담아낸다.(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1길 25 1층 101호, 102호/곤드레치킨 2만3천원, 수셰프치킨(프라이드+똥집) 2만6천원)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