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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이게 몸에 나쁜 연기가 아니라고?”
대로변을 가득 채운 자동차. 근처를 지날 때면 저절로 코와 입을 막게 된다. 잘못해서 흡입하기라도 하면, 기침이 끊이지 않기 때문.
당장 몸에 나쁜 것만 걱정되는 건 아니다. 매연이 많이 배출될수록 지구에 악영향을 준다는 건 대부분이 아는 상식.
하지만 이런 상식과 정반대 결정을 내리는 국가 수장이 있다. 바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 등 온실가스가 인류 건강과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준다는 정책적 근거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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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유는 단 하나다. 기업들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게티이미지]
미국 환경보호청(EP모바일야마토
A)은 29일(현지시간) ‘위해성 평가(Endangerment Finding)’를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위해성 평가는 특정 오염물질이 인간의 건강과 공중보건 등에 위험을 주는지 과학적·법적으로 공식 판정하는 절차다.
위해성 평가의 의미는 사소하지 않다. 2009년 미 환경보호청은 위해성 평가 권한을 가지게 됐다. 미 법원이 온릴게임바다이야기
실가스 등 배출 규제 책임이 환경보호청에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다. 지금까지 위해성 평가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에 규제를 가할 수 있게 된 셈.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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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성 평가를 근거로 연방 차원에서 자동차 신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마련했다. 이 밖에 화석연료 발전 등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원 규제 정책도 시행했다. 국가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핵심 근거가 생긴 것이다.
이같은 위해성 평가가 철회될 경우 환경 관련 규제들은 그 근거를 잃고 무력화할 수밖에 작전종목
없다. 기업들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 유해물질을 더 자유롭게 배출하는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 부담은 줄어들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더 확대된다.
경유차가 매연을 뿜고 있다.[헤럴드DB]
트럼프 행정부는 각종 환경 규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산업·일자리와 같이 자국 경제 발전을 위해 환경 규제가 방해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위해성 평가를 철회하면서, 자신의 정책 방향성을 더 공고히 한 셈이다.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장은 “온실가스 규제가 무의미하게 미국인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산업계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부담을 덜어주고 에너지 산업을 해방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54억달러, 총 1조달러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거라고 추산했다.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텍사스 주 케르빌에 있는 힐 카운티 청소년 행사 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AP]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조치에 반대하는 흐름이 읽힌다. 미국 내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파장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비중은 최소 절반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폭염, 토네이도 등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재난이 지속되며, 국민 인식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3월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기온 상승)으로 인해 실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인식한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에 있다고 답한 비중도 62%를 기록했다.
18일 미국 켄터키주 런던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한 후, 한 여성이 사망한 집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EPA]
직접적인 규제 찬성 비중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예일대와 조지메이슨대가 진행한 ‘미국인 마음 속의 기후변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73%가 온실가스 규제를 찬성한다고 답했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지지하는 비중도 71%를 넘어섰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폭우, 토네이도 등 재난 피해가 빈번해진 영향도 작용했다. 이달 미국 텍사스 중부에서는 ‘1000년에 1번 수준’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수백명의 사망자를 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200건이 넘는 토네이도가 발생하기도 했다.
21일 미국 워싱턴 D.C. 엘립스에서 텍사스 홍수 피해자들의 친구와 가족, 기후 활동가들이 기자회견과 추모식을 열었다. 텍사스 케르 카운티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12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그중 27명은 여름 캠프에 참석 중이던 어린이들이다.[EPA]
미국 전역에선 대규모 반대 여론과 행동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이달 29일 이후 3일간 전국에서는 1400건에 달하는 반대 집회·시위가 열렸다. 미국과학진흥협회, 미기상학회 등 과학자 단체에서도 비과학적인 결정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반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전 조치들도 각종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이후 연방재난관리청(FEMA) 인력 20%를 감축하는 등 기후재난 대응 인프라를 축소했다. 하지만 7월 텍사스 홍수가 발생하며, 정부 정책이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미국 텍사스 커빌 인근 과달루페 강 일대가 폭우로 인해 범람했다.[UPI]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세계 2위의 탄소배출국이자,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강대국이라는 것.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의 조별 과제’라고 불릴 정도로, 국제적 협력이 중요하다. 이 상황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미국이 흐름에 역행하면서, 타 국가들의 참여 의지도 저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안 하는데 우리가 왜 해야 하냐’는 식의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9일 트럼프 행정부 발표 이후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과 미래 세대의 안전과 복지를 등지고, 오염 배출 기업과 산업계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라며 “이런 정책은 결국 대기오염과 민생 비용을 늘리고, 미국을 세계 기후 리더십에서 뒤처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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