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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10-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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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이다. 영화는 굉장히 안 우스운데 박찬욱 스스로 자꾸 우습다고 얘기하는 형국이다.
촬영현장의 박찬욱 감독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040한진해운목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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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현장의 박찬욱 감독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박찬욱을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일반화의 오류까지는 아니고, 대체로 그의 초기 3부작의 시선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복수는 명스탁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올드 보이> 세 편이다. '좀 안다' 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의 영화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이라는 서두를 붙이곤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 <어쩔수가없다>도 그 세 편의 범주에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박찬욱의 잔혹 취미는 어쩔 수가 없어'라는 식이다. '박찬욱을 좀 안다'고 (오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가 동양텔레콤 주식
그의 예전 영화의 줄기를 따라가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오해하고 있으며), 그래서 박찬욱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자기만의 예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편견을 갖는다). 오만과 오해 편견의 사고 패턴이다.
많은 이들이 그가 자신의 전작(全作) 중 가장 로맨틱한 작품인, 그래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인 <헤어질 결심>(2022) 앞뒤로 6부작인 영국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2018)과 미국 HBO 7부작 <동조자>(2024)의 강이 흘렀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그는 그 일련의 작품, 곧 후기 3부작을 통해 새로운 작품 전선을 구축했다. 이 후기 3부작은 문학적인 서사, 스토리 구조가 강한 작품이다. 문장을 해체해 그걸 영상으로 재구축하는, ‘지긋지긋’한 고통의 텍스트 분석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이루어 냈다. <리틀 드러머 걸>의 동명 원작인 존 르 카레의 소설은 독파해 내기가 만만치 않은 심리 첩보 스릴러물이다. <동조자>의 원작이자 퓰리처상을 탄 비엣 타인 응우옌의 소설도 후반부 두 주인공의 사상투쟁이 거의 두툼한 사회과학서 여러 권 수준이어서 만만치가 않다.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1700skbz.jpg" data-org-width="1200" dmcf-mid="1M3fVpNfW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1700skbz.jpg" width="658">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스틸컷 / 사진. ⓒHopper Stone/HBO/Hopper Stone/SMPSP, 출처. ⓒIM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2963ckuq.jpg" data-org-width="1200" dmcf-mid="tOGz7Xdzy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2963ckuq.jpg" width="658">
HBO 7부작 <동조자> 스틸컷 / 사진. ⓒHopper Stone/HBO/Hopper Stone/SMPSP, 출처. ⓒIMDb
박찬욱은 텍스트 독해 능력이 뛰어난 데다 그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소설이 시간순으로 구성한 것을 플래시백으로 뒤집으며 입체적으로 드라마 구성을 바꿔 내는 것에 있어서) 천재적인 능력을 선보인다. 그런 점에서 박찬욱은 사실 일차적으로는 문자 맨, ‘텍스트 중시’ 주의자이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이미지를 중시하고 화려한 문양이 곁들여진 미장센에 치중하는 탐미주의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학이다. 그리고 사회사상이다.
<박쥐>를 보면 그런 점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이 영화는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이 원작이다. 작당한 두 남녀가 여자의 남편과 시어머니를 살해하는 치정 드라마로 19세기 말, 자본의 탐욕에 눈뜬 사람들의 사회상을 예견한 작품이었다. 박찬욱은 그 탐욕스러움이 뱀파이어 같다고 생각한 듯싶다. <박쥐>는 졸라의 소설을 뱀파이어 판으로 바꾼 영화였다. 박찬욱의 정신세계가 분명 일반인과는 극명하게 다른 점이 있음을 보여준 영화였다.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이 과거 자신의 초기 3부작과 최근의 후기 3부작을 융합하려는 시도로 느껴진다. 영화는 친절하지도 않고 괴상하기가 이를 데 없다. 영화의 로그 라인은 비교적 한두 줄 정도이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원작 소설 <엑스(Ax)>에서 가져온 뼈대가 기본 줄거리이기도 하다. 제지회사에서 25년간 근무한 남자가 회사의 구조조정에 밀려 실직자가 되고 재취업 과정에서 경쟁자를 누르기 위해 (제거하고 살해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4270tcln.jpg" data-org-width="1200" dmcf-mid="FDOZXCVZC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4270tcln.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그리스 출신의 프랑스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가 만든 영화 <엑스>는 소설처럼 살인자를 처음부터 공개해 놓고 그가 살인하는 과정에서의 생각과 심리에 집중하며 그의 살인 행각이 어떤 도덕적 결말에 이를지 따라가게 만든다. 반면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는 이전의 <엑스> 두 편, 곧 소설과 영화를 뒤집고 흔든다. 박찬욱은 원래는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할 살인이 온갖 우연과 돌발 변수에 의해 엉망진창의 소동극으로 변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그 소동이 주는 쾌감, 곧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가 무너지는 삶의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주인공이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기 전 볼륨을 키워 놓은 스피커에서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크게 나오고 그 소리에 묻혀 죽이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의 대화가 이어지는 장면은 살인이 실로 코미디에 불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찬욱 영화의 진실은 이처럼 의외로 비현실적인 감각에서 나온다. 실직했다고 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진 않는다. 보통은 자신을 자른 자본가에게 앙심을 품는다. 경쟁자를 죽이러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노동자가 원한의 대상인 자본가를 살해하면 금방 용의선상에 오른다. 그런데 경쟁자를 죽이고 다니면 피해자들이 갖는 공통점을 추출 해내기가 쉽지 않다. 잘만 하면 완전범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박찬욱이 궁금해하는 것은 그 완전범죄의 가능성이다. 그러나 미숙한 살인자에게서는 바로 그 ‘완전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주인공 만수(이병헌)가 형사(오달수)의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우연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는 여러 사람이 만수를 도와주게 된다. 피해자 중 한 명인 구범모(이성민)의 탐욕스러운 아내 이아라(염혜란)는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5568jaxw.jpg" data-org-width="1200" dmcf-mid="3JuqzZJqT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5568jaxw.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만수의 아내 이미리(손예진)도 모르는 척 남편의 살인 행각에 공모한다. 소설과 영화 원작에서의 아내는 이 남편이 요즘 왜 이러는지, 그래서 정신과 의사를 찾아 부부 상담을 진행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박찬욱 영화에서 이 부부는 엄청난 금슬을 보여준다. 만수는 미리가 치과의사인 오진호(유연석)와 바람이 났다면서 그건 아랫도리 냄새를 맡으면 알 수 있다며 치마를 벗기려고 용을 쓴다. 미리는 팬티를 벗어 그의 얼굴에 던지면서 얼마든지 맡아보라고 한다. 둘은 오히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남자가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걸 이제 완전히 눈치챈 여자가 그걸 자기 일로 받아들일 결심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팬티를 놓고 벌이는 몸싸움의 소동극 장면은 이상하게 귀엽게 찍었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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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만수가 첫 번째 죽이는 남자 범모는 만수가 두 번째로 죽이는 남자 고시조(차승원)를 죽인 용의자로 둔갑 된다. 그러고는 행방불명으로 처리된다. 만수가 죽였지만, 아내인 아라가 젊은 남자 이준오(안현호)와 벌인 자신의 불륜 행각을 감추기 위해 범모를 묻어 버렸기 때문이다. 죽인 자와 묻은 자가 다르면 사건은 진상이 드러나기 쉽지 않다. 세 번째 남자 최선출(박희순)의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데는 위스키가 필요하다. 이들이 일하는 제지공장의 종이는 일정 부분 화폐, 곧 종이돈을 만드는 데 쓰이며 여기에 일정한 부정과 부패가 있을 수 있음이 암시된다. 최선출은 과연 어디서 돈을 마련해서 별장 같은 집을 짓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식이 된다. 선출이 사는 서부 시대 통나무집 같은 데에는 아예 위스키 바가 만들어져 있다. 선출은 위스키 광이다. 착착 들어맞지는 않지만 누가 죽인 게 아니라 어쩌다 죽게 된 것인 양 어설프게 개연성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한다. 영화의 형사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관객들을 이해시키기 시작한다. 박찬욱은 자신이 창작한 그 소동의 과정을 매우 재밌어하는데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새의 많은 부분이 저런 어설픔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8125umhb.jpg" data-org-width="1200" dmcf-mid="pzPMxbwMW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258125umhb.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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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만수가 고용주를 찾아다니며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노동자를 찾아다니며 죽이는 것은 사실 그의 첫 예술영화 격에 해당하는 <복수는 나의 것>을 닮아있다. 거기서 주인공 박동진(송강호)은 조금 잘살게 된 노동자 출신의 중소기업 사장이다. 그는 여전히 밑바닥 공장 노동자인 류완범(신하균)을 죽이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 너 착한 거 안다.” 그럼에도 동진은 완범을 도륙한다. <어쩔수가없다>의 만수도 자신이 죽이는 구범모나, 고시조나, 최선출이 착한 것까지는 모르겠으나 결코 ‘죽일 만큼 악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것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 구도가 아니라 노동자 대 노동자의 혈투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박찬욱이 그려내는 것은 바로 그렇게 비틀린 마르크시즘이다.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0728ndvp.jpg" data-org-width="1200" dmcf-mid="u6f84uA8C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0728ndvp.jpg" width="658">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박찬욱이 바라보는 자본주의의 분석은 네오마르크시즘에 근거한다. 같은 동족(노동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가족 이기주의, 일단 내 가족만큼은 살아야 한다는 종족 본능을 작동시켜야만 한다. 코스타 가브라스가 만든 <엑스>의 아내 마를렌(카랭 비야)은 남편 브뤼노(호세 가르시아)의 살인극을 모르고, 알게 되면 결코 그에 동조하지 않겠지만,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 속 아내 미리가 남편의 살인을 다 덮어 주려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걸 고발하는 것이 비현실이다. 박찬욱의 마음속에 선악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실체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어쩔 수가 없다>는 바로 그 ‘어쩔 수 없는’ 융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영화이다.
영화 속 살인 행각은 점차 뚜렷한 발전 양상을 보인다. 구범모는 거의 우발적으로 죽인다. 고시조는 죽이는 것보다 죽여서 그를 묻기 전에 ‘패키징’ 해내는 것이 잔혹하다. 만수는 몇 번이나 전기톱을 쓰려고 하지만 전기톱의 진동과 충격을 미처 예상치 못해 헤맨다. 그는 결국 시체를 네모반듯하게 접는 데 성공한다. 최선출을 죽이는 과정은 꽤 정교하다. 계획을 잘 짠다. 영화 속 살인은 더 엽기적으로 점층화한다. 그게 잔혹한 재미를 준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2015ffcc.jpg" data-org-width="1200" dmcf-mid="7tK293g2W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2015ffcc.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살인은 잔인한 모양새지만 영화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순전히 음악 때문이다. 특히 후반부에는 자폐증세를 보이며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듯한 만수의 딸 리원(최소율)이 연주하는 첼로 곡이 나온다. 마랭 마레의 원곡을 음악감독 조영욱이 편곡한 것이다. 이 곡이야말로 영화 전체의 얼토당토않은 살인극이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치열성과 순수성,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지를 웅변한다. 삶은 잔혹하다. 그리하여 아름답다. 영화의 초반과 후반을 장식하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 (K.488)’ 역시 이번 영화가 얼마나 고전적인 정서에 기대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인간의 살인극은 전통과 역사를 지니며 늘 음악의 선율과 같았음을 강조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한편으로 완벽한 음악영화이다. 서로 얼터 에고인 감독 박찬욱 ? 음악감독 조영욱의 앙상블이 드디어 완성의 꼴을 갖췄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3280sxas.jpg" data-org-width="1200" dmcf-mid="zoe84uA8v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3280sxas.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박찬욱은 자신의 세계관을 이번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완성했다. 박찬욱은 세상이 그지없이 잔혹한 것이라면, 영화적 잔혹미로 그걸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영화적으로, 예술적으로 잔혹하면 할수록 세상과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바로 그 지점이 이번 영화를 두고 평가가 갈리는 부분이다. 영화 한 편에 총체적 철학성을 담아내려는 것은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영화가 맡아야 할 담보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그 철학성이 영화적 취향의 범주를 극도로 좁히는 것에 대해 불만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박찬욱은 내 취향이 아니야, 라는 발언들) 어쨌든 영화가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찬욱의 영화는 어찌 보면 예술성과 대중성의 강을 수시로 건너다녔다. 어떤 때는 예술성이 더 높았으며(<스토커>) 어떤 때는 대중성이 더 강했다( <헤어질 결심>). 이번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그 강의 어디쯤 놓여 있는 지로 판단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영화는 때론 취향으로 보는 것이지만 취향만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흥행 면에서 크게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는 어떻게 옹호되고 기억될 것인가. 아마도 그건 지금 시대가 치닫고 있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영화 역시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관련 리뷰]?총을 든 실직 가장…'어쩔 수가 없는' 사투가 웃픈 세상 [여기는 베니스]▶[관련 리뷰]?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 웃음과 잔혹 사이에서 칼날이 춤추다
촬영현장의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배우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4566hjyq.jpg" data-org-width="1200" dmcf-mid="q1XvSE7vl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ked/20251001111304566hjyq.jpg" width="658">
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현장의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배우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영화 <어쩔수가없다> 메인 예고편]
오동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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