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을 보는 안목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연마를 해야 하는가?’ 어느 골동품 전문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 있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골동품을 자기가 직접 돈 주고 사봐야 한다. 구입해 보지 않고 논문만 보거나 전시된 물건을 그저 구경만 해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 말은 진짜인 줄 알고 비싼 돈 주고 샀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가짜로 판명되는 쓰라린 경험 끝에 안목이 트인다는 말이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60대에 들어와 새로운 경험을 한답시고 반도체 주식을 몇십 주 사보니까 그동안 읽었던 유·불·선의 경전 문구들이 머릿속에서 파노라마처럼 돌아간다. 먼저 “과거도 붙잡을 수 없고, 현재도 붙잡을 수 없으며, 미래도 붙잡을 수 없다(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는 ‘금강경’의 구절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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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세는 과거의 사례가 현재 주가에 반영된다. 미래에 어떤 변수가 생길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현재 주가에 반영된다. 주식 시세는 과거·현재·미래의 변수가 통합되어 현재의 숫자로 나타난다. 숫자라는 것은 돈이다. 과거의 그래프와 미래의 전망이 끊임없이 눈앞에 숫자로 환원되어 .멸(點滅)하는 세계다. 금강경의 가르침은 과거의 쓰라린 기억도 흘려보내고 미래에 다가올 두려움도 너무 생각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그냥 눈앞의 현재에 집중하고 이를 구경하듯이 바라보라는 가르침이지만 이게 말처럼 쉽게 되는 경지인가!
인간의 삶은 과거도 현재에 작용하고 미래도 현재의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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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과거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에는 미래를 잡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멸의 숫자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숫자가 올라가면 웃고 내려가면 운다. 현재의 시세도 끊임없이 변한다. 결국 현재도 붙잡을 수 없는 ‘현재심불가득(現在心不可得)’인 것이다.
주식투자의 핵심은 ‘고.매도 저。매수’이다. 그렇다면 언제가 고。(高點)이고, 언제가 저.인가를 알 수 있단 말인가. 타이밍의 문제다. 공자님도 타이밍을 가장 알기 어렵다고 했다. 유교에서는 타이밍을 ‘시중(時中)’이라고 한다. 내 인생이 지금 봄인가, 겨울인가, 여름인가를 아는 것이 타이밍이고 시중이다. 철부지(‘철’不知)는 타이밍을 모르는 사람이다. 주식은 매도와 매수의 타이밍을 잡는 시중력(時中力)이 곧바로 돈으로 연결되는 완벽한 리얼리즘이다. 스마트폰의 주식시세는 ‘숫자의 신’이 주술보다 강하게 지배하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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